2008년 8월 4일 월요일

님은 먼 곳에 - 지랭 버전

님은 먼 곳에...

영화를 보고 난 후 "님은 먼 곳에" 라는 노래가 넘 좋아서, 거미 버전, 수애 버전 번갈아 가면서 열심히 듣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감독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라고 감독의 의도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데, 가끔 감독의 생각을 고민해보지 말고, 그냥 영화 그대로의 느낌을 되짚어보는게 더 좋은 영화들이 있다.

님은 먼 곳에...이 영화도 그렇지 않을까? 영화를 보기 전...상투적으로 시골 새댁인 수애가 어떻게 월남에서 화려한 가수로 변신해갈까...하는 과정을 내 나름의 시나리오대로 그려봤었다.
그런데, 내가 그린 그 상투적인 변신과정을 영화는 가볍게 지나갔다. 수애가 가수로 거듭나는 계기가 아주 화려하고 극적으로 펼쳐질 줄 알았는데, 그 변화 과정도 그냥 평범하게, 자연스럽게 표현이 됐다.
너무나 독하고, 극단적인 전개를 펼쳐내는 자극적인 영화를 너무나 많이 봤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나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애가 왜 남편을 찾아갈까...단지, 시어머니 명령으로?...남편을 사랑해서?

수애는 전혀 시골 아낙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시어머니의 요구대로 남편을 만나기 위해 월남까지 갔다. 갖은 고생을 하면서...남편과는 그 어떤 교류도 사랑도 나누지 않은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수애는 갖은 고생을 다 해가면서 남편을 찾아 간다.
이유가 뭘까...
사랑하는데 그 속내를 내비추지 못해서??
정말 노래 가사대로 "사랑한다 말할걸..."하는 아쉬움때문에?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남편과는 그 어떤 정도 없어 보였다. 남편에게는 결혼전부터 서로 사랑하던 애인이 있었고, 그 애인을 잊지 못해 남편은 면회오는 부인을 거들떠도 보지 않은 듯 했다. 애인의 존재를 수애는 알고 있었다.
월남 전쟁이 끝나고도 한참 지난 오늘날의 내 시각으로서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과정중에 만나는 정경호와 자연스럽게 러브라인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할 정도였으니...

그런데 마지막에 수애는 남편을 찾기 위해서, 미군 장교의 품에 안긴다.
같은 여자로서 그때 그 여자의 심정이 얼마나 절절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남편을 살리기 위한 그 일념하나로 여자로서 절대 참지 못할 그 상황을 받아 넘긴다. 아니 스스로 몸을 내던졌다.

그때부터, 수애의 남편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내 가슴이 절절하도록 영화는 나에게 말했다. 그때 그 시절의 여자들이 사랑하지도 않는 남편을 만나서 단지 남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편을 믿고 따르며, 남편의 모든 흉허물을 감싸안으며 종국에는 사랑한다는 그 사실을...
남편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ㅎㅎㅎ...남편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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