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9일 금요일

카스테라 - 박민규

TTML2 Editor
카스테라카스테라 - 10점
박민규 지음/문학동네

박민규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읽고나면 '이 사람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돌아서면 '무엇이었을까?' 그의 문구 하나하나가 새록새록 가슴에 새겨진다.

책을 받고 첫 문장을 보고 한 참을 깔깔 거리며 웃었다.
이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이었을 것이다
아 이 얼마나 기가 막힌가. 사물의 전생이라 그렇다면 난 다음생에 커다란 풍차로 태어나고 싶다 넓은 바다 한 가운데서 바람을 맞으면서 인생을 견디며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흠 얘기가 어디로 가는것인가?



유난히 시끄러운 냉장고에게 "이 냉장고는 강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라고 한다. 그렇다 현실에서도 발언권이 센 놈은 시끄러운 법이다. 대체 무엇을 먹어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존경스럽다.



냉장의 세계에서 보면 이 세계는 얼마나 부페한 세계인가?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다소 연상되긴 했지만 나름 신선한 구석이 있다 특히 마지막 목욕탕신은 압권이다.

그때였다.

등뒤의 인기척이 느껴진 것은. 돌아보니 안개처럼 자욱한 수증기 속에 여태껏 본 적 없는 크고 거대한 너구리가 이태리타올을 들고 서 있었다.
너구리는 모든 것을 지켜봤고. 또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앉아.
나는 마치 친구와도 같은 한 마리의 너구리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등을 맡겼다.
상처 받은자의 등을 맡아줄 수 있는 자 누구인가. 너구리가 그리워 졌다. 우리는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하는것일까? 20대엔 늘 혼자 목욕탕을 다녔다. 혼자 사우나도 하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지만 외롭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무엇을 해도 늘 혼자였다. 10년 도 훌쩍 지난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너구리가 그립다.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지하철 푸시맨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이제 갖 20대를 넘긴 총각이다. 그는 세상 모든것이 궁금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에겐 코치 형이 있다. 그렇다 코치 형인 것이다. 왜 모든 질문에 답을 해 주는 그런 형이나 친구가 주변에 꼭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에겐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얼마 빵?" 사람은 자기가 확실히 알고 있는 정보도 상대방이 강하게 반대하면 꼬리가 내려지게 되는 것이다.

코치형에게도 또 다른 코치가 있을까?

여하튼 주인공의 코치는 그 형이었고, 그 형의 소개로 지하철 푸시맨이 된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종종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아들이 알게 될까봐 두려운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보이며 지하철에서 구겨지는 모습을 보이면, 구겨진게 지하철 때문인지 아들이 밀어 넣어서인지. 아들의 무게 때문인지 왜 그렇게 구겨지고 떠밀려서 어딘가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점차 초라하지는 아버지시다.

진실로는 나도 이렇게 사회에서 구겨지고 있는건 아닐런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사회는 구겨짐의 연속일 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구겨지고 아들이 구겨지고 손자가 구겨지고.

여하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요셉형의 빙의 인것 같다.
코치형..대체 어디 간거야? 나도 코치 좀 해줘..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사라진다. 구겨지고 구겨져서 결국 눈에 안보이게 된 것이다. 남아있는 자존감이나 자존심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그리곤 한참이 지난후 지하철 플랫폼에 단정한 양복 차림의 기린이 나타난다. 주인공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기린이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아버지 아버지 맞죠?"
기린은 반응이 없다.
"아버지 그러면 한마디만 해 주세요. 네? 아버지 맞죠? 그것만 애기해 줘요"

기린은 자신의 앞발은 내 손에 포개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그렇다 기린인 것이다. 한 마다만 하면 아버지인데 한 마디를 했으니 아버지인 것이다. 그런데 그 한마디가 기린입니다. 인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헤어지면서 사랑한다고 하는 사이 같다.

이후에도 개복치, 펠리컨 따위가 줄줄이 나온다.
이 사람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다가 문득 횟집의 수족관을 바라본다, 문어가 꿈틀거린다. 스토리가 떠오른다. 제목은 '이봐이봐 문어라니깐.' 으로 정하기로 한다.

뭐 이런식으로 소설을 써 내려 가는것 같다. 참으로 유쾌하고 재미난 여행 이었다.

깔깔 거리며 웃은 구절이 있다.
민주화 투사인 기하형에 관한 얘기였다. 주인공의 민주투사로 옥살이를 한 기하형의 애인이었던 여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는 중년의 남자다. 젊어서 카리스마 넘치고 민주화에 매진한 기하형의 전화를 한 통 받는다. "좀 도와 줘야겠다". 남자는 삶에 찌들어 더이상 남의 사정을 봐주고 하는게 어울리지 않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어쩐 이유에선지 기하형이 만든 농촌 공동체에 방문하게 된다.
들리는 말로는 기하형의 공동체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형 제가 도울일이 어떤 겁니까?"
"응" 기하 형은 잠시 골똘한 표정을 짓더니 ...
"외계인의 습격을 받고 있다"

그걸로 끝인것이다. 지하철에서 눈물이 흘렀다. 너무 황당했다. 그렇다 대체 외계인의 습격이 없다는 증거가 어디 있단 말인가? 천안함도 분명 외계인의 소행일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늘 새로워..

불안불안 - 10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내용을 보지 못했지만 그냥 저자가 알랭 드 보통인 것만으로 사게 되네.. 항상 나를 뛰어 넘는 생각으로 나를 놀라게 하는 작가다 불안이라 왜 항상 불안할까? 그가 나를 떠난다는 불안, 성공에 대한 불안, 앞으로 일에 대한 불안.. 불안,불안
http://jacking.textcube.com2010-01-29T00:15:110.31010

언젠간 봐야 할 책이라 생각했는데 50% 할인까지 ㅎㅎ

연을 쫓는 아이연을 쫓는 아이 - 10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열림원
서점에 가면 늘 서서 보곤 했던 책
http://jacking.textcube.com2010-01-29T00:08:550.31010

꼭 봐야 할 책

근처근처 - 10점
박민규 외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우리는 모두 우리의 근처를 배외하다 가게될 뿐이야. 나는 온전한 내가 된 적이 없고 그 근처를 배외하지. 다들 너무나 사랑스러운 작가들.
http://jacking.textcube.com2010-01-29T00:06:430.31010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취학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희귀 동물 팝니다희귀 동물 팝니다 - 10점
찰스 오그든 지음, 윤인경 옮김, 릭 카튼 그림/비담어린이
혜승이 취학 통지서를 받고는.. 이젠 우리 애기가 학교 간다는 느낌. 이런 글이 많은 책도 한 번 사줘봐야지. 느낌이 좋은 책 이네요.
http://jacking.textcube.com2010-01-14T02:47:02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