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2일 금요일

완득이

어쩌면 이럴 수가 있을까? 이 음식의 재료는 정말 무겁기 그지 없다. 난장이 아빠, 갑자기 나타난 베트남 엄마, 정신지체아 삼촌(엄밀히 피가 섞이진 않았다), 학교, 왕따, 무식한 선생, 킥복싱, 19만키로를 달린 중고 티코, 왕따, 전교 1등, 전교 1등 엄마, 가난, 달동네, 옥탑방 제길 뭐 하나 무겁지 않은 재료가 없군 이 무거운 재료로 요리를 만든다, 지지고 볶고 자르고 찢고 드디어 음식이 하나 나온것 같다 음식의 이름은 "완득이" 이 음식은 의외로 너무나 가볍고 가볍고 가볍다, 유쾌하다.

어째서인지 완득이의 주변엔 완득이가 도와줘야 할 사람 투성이다. 담임 똥주는 걸핏하면 완득이의 밥을 빼앗아 먹는다. "야 쨔샤 햇반하나 던져~" , "야 흑미 나왔쟎아 어딨어?" 완득은 교회에서 똥주를 죽여 달라 기도 하지만 사실 이 똥주가 완득에겐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로 였다. 그래 어줇쟎은 동정이 무어랴 동정이 무엇이냐?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위에서 베푸는 은혜로운 행위일 뿐이다. 밑에 사람은 굴욕감을 느낄 것이다 이 굴욕이 몸에 베어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하지만 똥주는 그렇지 않았다 완득에겐 똥주가 그저 도와줘야 할 사람일뿐, 학교 선생이면서 세상과의 유일한 통로.

완득의 아버지는 장애인이다, 난장이다 작은 아버지라 힘든 노릇이다. 어릴때 부터 아버지가 작았다 어릴땐 아버지가 우상인데 그래도 완득은 기 죽지 않는다. 어디서 아버지가 맞고 다닐까 걱정이다, 은 싸움에 소질이 있다, 어릴때 부터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놀리던 사람들을 때려줬기 때문이다, 우연한 기회에 킥복싱을 배우게 되고 킥복싱에서 3연속으로 TKO패를 당하지만 TKO로 3번 이기면 될 뿐이다.

어느날 똥주가 완득을 부른다 너희 엄마 베트남 사람 이더라, 제길 평생 본 적도 없던 엄마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외국인 노동자라니, 눈깔이 뒤집힐 일이다. 허나 완득 무덤덤하다. 나도 엄마가 있구나 엄마가 힘들게 살았겠네 녀석 또 걱정이다. 완득이 고등학생이라는게 더 그를 힘들게 할 것이다. 고등학교때는 무엇이 그리도 노여운게 많았던지, 부끄러운건 또 뭐가 그리 많았는지. 허나 모든것은 완득을 강하게 만드는 재료일 뿐이다 넘어져도 부끄러워도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하느님이 내가 주신 부모님은 사랑하면 되는법이다. 소외된 이웃의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도 모두 같은 사람일 뿐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가 낮설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것 같다. 내가 갖은것이 남보다 우월한가? 내가 무슨 권리로 그들은 낮춰 볼 수 있단 말인가? 불법 노동자, 장애인, 국가 보조 대상자 이런게 다 무어란 말인가 더불어 살아가면 될 것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렇게 계속 가다보면 모두가 행복해 지는 세상에 도착하게 될까?

평소 생각해 본적이 없던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볍고 가볍고 또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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